잘못을 했어도 그것을 깨닫고 사죄하면 용서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일베 회원들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난리칠 때는 미운 생각도 들지만 진실을 알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면 또 마음이 짠하죠.

-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행패 부리다가 잘못을 알고 사죄한 청년이 있는가 하면
- 통일콘서트 행사장에서 사제폭발물로 사람을 다치게 한 학생도 뒤늦게 사과했고
- 노무현 대통령을 욕되게 표현한 그림을 방송으로 내보낸 SBS도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박정희를 옹호하다가 잘못을 깨닫고 뒤늦게 사과문을 보낸 일베 회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니 그 젊은 아이들도, 방송도 부화뇌동하는 것이죠. 깨끗한 세상이 된다면 아예 뿌리도 없어질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보니 아무 것도 모르고 그 장단에 춤추다가 망신당하는 피해자가 생기는 것입니다.

문제는 일베 같은 생각이 일부 철딱서니 없는 아이들에게만 일시적으로 전파되다가 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역사관이 제대로 박힌 분들이 나라의 지도자가 돼야 거짓이 청산될 것입니다.

관련 기사 붙입니다.

====== 오마이뉴스 2015. 1. 13. =====================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함세웅 신부)가 발굴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맹세 혈서를 두고 조작설을 유포한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아래 일베)' 회원이 연구소에 사과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3일 "일베 회원 A씨가 허위사실 유포를 인정하고 자필 사과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 회원은 그동안 일베 등에 반복적으로 '박정희 혈서는 조작됐다'는 주장을 퍼뜨려 지난해 민족문제연구소로부터 고소당했다. 연구소는 이때 강용석 전 의원과 정미홍 전 아나운서 등에게도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박정희 혈서'는 1939년 3월 31일자 <만주신문>에 실린 내용이다. 이 신문은 당시 일제 괴뢰국이었던 만주국의 군관으로 지원한 "경상북도 문경 공립소학교 훈도(교사) 박정희(23)군의 피로 쓴 편지가 송부돼 관계자를 감격시켰다"며 그의 사진을 함께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혈서에서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정신과 기백으로 일사봉공(一死奉公 한 번 죽음으로 황제에게 충성)을 위해 굳건히 결심합니다, 견마(犬馬)의 충성을 다할 결심입니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 사실을 확인한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11월 펴낸 <친일인명사전> 박정희 항목에 혈서 이야기를 포함했다.

그런데 A씨는 2012년 대선 즈음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혈서는 조작이라는 글을 일베에 올렸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의 형사조정에 동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연구소로 보낸 사과문에서 그는 "구글 검색 결과 '박정희 혈서는 조작'이라는 개인 블로그를 보고 진위도 확인 안 한 채 일베에 글을 게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연구 성과와 노력을 폄하하고 조작이라 주장한 점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A씨가 깊이 반성하고 일베 탈퇴 등 재발 방지를 약속한 만큼 민족문제연구소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강 전 의원과 정 전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고소를 취하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음은 A씨의 사과문 전문이다.

기사 관련 사진
  '박정희 친일 혈서는 조작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 민족문제연구소로부터 피소당한 일베 회원 A씨가 연구소 앞으로 보낸 자필 사과문.
ⓒ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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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뉴스도 많이 안 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요 이슈에도 둔감하게 직장과 가정만 오가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 왔었습니다. 아마 많은 평범한 다른 가장들과 비슷한 모습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생업에만 열중하던 지난 대선 즈음, 우연히 친구를 통해 일간베스트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가입했습니다.

그러던 중,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식민시대 활동에 대한 친일여부가 이슈가 된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복무사실과 친일충성혈서 맹세를 당시 일본 신문에서 찾아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국사시간에 배워 온 것도 아니고 평소 알고 있던 상식에는 반하는 내용이라 약간의 충격과 함께 이런 저런 검색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마침 민족문제연구소의 박정희혈서 일본신문기사가 조작이다라는 어떤 개인의 블로그를 보게 되었고, 내용을 숙지하거나 하지도 못하고 진위도 확인하지 않고 일간베스트에 해당 블로그 글을 카피하여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이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혈서에 대해 18년 이상 연구하였고 일본도서관에까지 가서 당시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근거로 연구결과로 내놓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조작이라고만 주장하던 블로그와 달리 당시 신문을 근거로 민족문제연구소의 노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정희혈서가 조작이라는 주장의 뿌리가 약함도 확인했습니다.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연구 성과와 노력을 폄하하고 조작이다는 주장을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우리 역사 이면의 숨은 진실들을 밝히려 노력하시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연구와 열정에 피해를 드려 거듭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절대 사실관계 확인 없는 어떤 것도 주장하거나 옮기지 않겠습니다. 제 게시판 글로 피해를 입으신 민족문제연구소의 명예가 제 진심어린 사과로 복구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Posted by Poet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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