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왜 탄두를 공중에서 폭발시킬까?
EMP는 골리앗의 급소를 때리는 다윗의 돌팔매
지창영 / 시인, 번역가
공중 폭발은 과연 실패인가
2016년 3월 18일 아침, 국내 언론에서는 일제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속보로 전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두 발을 발사했는데 그 중 한 발이 공중에서 폭발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국내 언론에서는 실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분석일 가능성이 크다.
공중폭발이 맞다면 실패가 아니라 일부러 공중에서 폭발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난 3월 11일 SBS에서 보도한 내용과 연결하여 분석해야 제대로 된 답이 나온다. 보도 내용은 전날(10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것으로서 “북한은 실제로 해외 침략 무력이 투입되는 남한의 항구들을 타격할 것이고, 상공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다.
관련 기사(1)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246946
앞뒤를 따져 볼 때 북은 탄두를 공중에서 폭발시킬 것이라고 사전에 언급하고 나서 8일 만에 발사체를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무력 시위를 한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공이라는 언급이다. 왜 굳이 상공이라는 말이 들어갔을까? 이는 그저 나온 말이 아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 기사를 보자. “북한은 이번 훈련이 해외 증원부대들이 투입되는 적 지역의 항구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목표 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미사일 탄두를 폭발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기사(2)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461703
‘설정된 고도’라고 했다. 일부러 고도를 정해 놓고 그 지점에서 폭발시키겠다는 것이다. 최신 군사무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이것이 EMP를 염두에 둔 발언임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EMP는 전자기펄스(electromagnetic pulse)의 약어로서 전자 장비를 파괴시킬 정도의 강력한 전기장과 자기장을 지닌 순간적인 전자기적 충격파를 말한다.
골리앗의 급소를 타격하는 돌팔매
상공에서 핵폭탄이 폭발하면 강력한 충격파가 생기는데 이로 인해서 지상의 모든 전자 장비는 먹통이 된다. 첨단 장비는 모조리 기능을 상실하므로 전쟁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미국 항공모함 스테니스호도 그저 바다에 떠다니는 고철덩어리가 되고 함재기도 뜨지 못한다.
이런 면에서 EMP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돌팔매라고 할 수 있다. 골리앗이 제아무리 몸집이 크고 무장이 잘돼 있다 해도 급소를 때리는 단 한 방의 돌팔매로 끝장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군사적으로 볼 때 미국의 급소는 전자장치다. 첨단 전자장치가 살아있을 때 미군은 세계 최대의 군사력을 뽐낼 수 있지만 이를 마비시키면 전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북은 이를 이용하여 미국을 제압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이 있을까? 없다. 일찍이 북의 EMP 공격을 우려해 온 전문가들도 대처 방안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오늘날까지 미국의 어느 군사전문가도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EMP로 검색해 보면 관련 동영상이 많이 나온다. 그 중 하나를 보자.
관련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vn6OVLK0MBI
이 영상을 보면 EMP가 현대문명을 어떻게 무용지물로 만드는지 잘 알 수 있다. 전기가 끊겨 암흑천지가 되고 휴대폰, 컴퓨터, 텔레비전 등 모든 전자장치가 먹통이 되는가 하면 자동차도 모두 멎어 버린다. 레이더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마디로 산업화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혹한의 긴장이 지나고 화사한 봄이 오기를...
북이 발사체를 설정된 고도에서 폭발시키는 무력시위를 보여 준 이상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매우 위축돼 있을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둔다면 현재 진행중인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어떻게 끝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미국은 급소를 가격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 필요 이상의 긴장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겉으로 보기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몰아치더라도 그것은 약속대련과 같아서 이면에는 모종의 상호 불가침 합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늘 1차 타격 대상으로 미국을 지목하던 북이 이번에는 미국을 2차 타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1, 2차 타격 대상에 관해서는 아래 관련 글(2)에 조금 더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긴장의 시간이 지나면 북-미 사이에는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올 것이다. 그 핵심에는 북-미 평화협정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두 편의 글에서 이미 분석했으므로 재론하지 않는다.
관련 글(1) : 점점 명확해지는 북-미 평화협정의 징후
http://incheonin.com/2014/news/news_view.php?sq=31686&m_no=2&sec=2
관련 글(2) :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에 숨겨진 비밀
http://incheonin.com/2014/news/news_view.php?sq=31777&m_no=2&sec=2
물론 정세가 예측대로 흐를 것인지는 미지수다. 국제정세에는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행하는 환절기에는 이상기온으로 감기에 많이 걸리듯 세계사적인 변화 속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역사의 봄이 조용히 찾아올 수도 있고 때아닌 폭설과 지독한 꽃샘추위를 동반할 수도 있다. 모쪼록 아무 이상 없이 알게 모르게 화사한 봄이 우리 곁에 찾아오기를 빈다.
(201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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