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불안 반으로 안철수 후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제 마음의 바로미터는 기대보다는 불안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기사가 나왔군요. 그의 인식의 한계를 보여 주는 내용입니다. 


안 후보는 10월 7일 서울 종로구 공평빌딩에서 열린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해야 하고, 남북한의 대화와 협력,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함께 사는 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경제,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2100710434770860&sec=sisa1)

북한을 대할 때 핵무기를 폐기하라는 것은 대화할 수 있는 입지를 스스로 좁히는 것입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왜? 미국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기를 폐기하는 순간 아프간이나 이라크처럼 박살날 것을 우려하는 것이 북한입니다. 인민들이 굶어 죽는 고난의 행군 시기를 통과하면서 피눈물로 만든 것이 핵무기입니다. 핵무기를 갖추었기 때문에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큰소리 치고 미국에게 꿀리지 않는 외교를 펼칠 수 있습니다.

핵무기를 폐기하라고 주장하려면 미국에게도 북한을 적대시하지 말고 평화협정 체결하라고 해야 합니다. 그래야 동등한 것이죠. 북한과 미국이 대립하고 있는데 미국에게는 아무 소리 안 하면서 북한에게만 무기를 내려놓으라 한다면 공평한 처사가 아니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북한이 할 수 없는 것,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에게는 지나친 저자세로 굴종했습니다. 그 결과가 연평도 포격이고 남북관계 파탄입니다. 이 마당에 안 후보가 핵무기 폐기를 주장한다면 그의 대북정책은 이미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대북정책이라면 북한에 포기할 것을 요구하기 전에 상생의 길을 열어젖힐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합니다. 서울-신의주-시베리아-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도 건설서해평화지대 건설로 남북 공동 어로, 개성공단 확대로 상생의 경제 실현 등이 그런 것입니다.

남북관계가 제대로 풀리면 남한 내의 많은 문제점들도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습니다. 안보 불안 완화, 경제적 부흥, 일본의 독도 침탈 기도 분쇄, 외교력 강화 등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너무 크고 많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이런 부분을 인식하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지 염려가 앞섭니다. 

Posted by Poet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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