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남의 허물도 덮어 주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경우가 있지요. 개인간의 일이라면 그저 눈 감고 지나치면 그만입니다.

한 나라의 
국방장관이 하는 말은 그 나라의 정신적 수준과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왜 이 분의 발언을 걸고 드느냐 하면 이를 계기로 우리도 배우자는 것입니다. 이런 실언을 어디 가서 내뱉지 말자는 것입니다.

국방장관께서 뭐라고 했길래? 


"애국가는 나라를 지독하게 사랑했던 안익태 선생이 지은 것이다. 2함대 여러분도 안익태 선생과 같이 애국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 태세를 유지해달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친일 행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지요.

1. 1938년 일본 천황을 찬양하는 ‘에텐라쿠(越天樂)’를 작곡하고 지휘했고요,
2. 1942년 ‘만주환상곡’을 작곡, ‘만주국 창설 1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이를 지휘했습니다. 만주국은 일본이 세운 괴뢰국이죠.
3. 뿐만 아니라 일본 관료들이 주도하는 단체인 ‘日獨會’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지원했습니다.

국방장관이 이런 안익태를 '나라를 지독하게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했다면 그 배경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입니다.

1. 안익태에 대해서 잘 몰랐다.
2. 알면서도 그런 발언을 했다.

1. 몰랐다면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1)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교육 시스템, 그저 개인 스펙 쌓기에 도움 되는 일에만 골몰합니다. 자본주의의 병폐입니다.
2) 교육에 친일 잔재의 뿌리가 살아 있다는 점입니다. 미군정의 정책에 따라 친일 세력이 건국의 주체로 등용되었습니다. 그 결과 친일 세력은 부와 권력을 계속 이어오게 됐지요. 친일 행위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심지어 친일분자가 애국자의 탈을 쓰고 행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익태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2. 알면서 그런 말을 했다면 더욱 큰 문제입니다.

1) 안익태의 친일 행위를 알면서 그를 지독한 애국자로 일컬었다면 그 말을 한 사람의 지향성도 역시 그럴 수 있다는 얘깁니다. 뼛속까지 친일인 자가 대통령 하는 시절이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2) 뭔가 다른 암시가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해군 함대 사령부를 찾아간 국방장관이 작곡가 안익태를 거론한 것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역대 군인 중에서 애국자가 없었을까요? 그래서 굳이 안익태를 거론했을까요? 

이유가 무엇이든 시사하는 바가 은근히 깊게 다가옵니다. 친일분자이면서도 애국가를 작곡한 사람인 안익태, 뼛속까지 친일이면서도 이 나라 대통령을 하고 있는 이명박, 그 정권 하에서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국방장관 김관진. 이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동질감이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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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연합뉴스 2012/10/01 11:54)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2/10/01/0505000000AKR20121001021900043.HTML

김국방 "北, 성동격서식 도발 가능성"
김관진 국방장관
김관진 국방장관(자료사진)

김 장관은 추석 연휴기간인 이날 경기도 평택의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 "(북한의 NLL 침범은) 북한이 NLL을 이용해서 우리 관심을 NLL로 집중시키고 향후 NLL을 협상 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실 천안함 같은 것도 생각지도 못한 방식 아니었느냐"면서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도발을 할 수가 있다"고 만반의 대응 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중략)


그는 또 추석을 맞은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애국가는 나라를 지독하게 사랑했던 안익태 선생이 지은 것이다. 2함대 여러분도 안익태 선생과 같이 애국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 태세를 유지해달라"며 "(북한군이) 다시 한번 도발하면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2함대가 되어달라"고 말했다.


이에 2함대 사령관인 이기식 제독은 "(북한이 도발하면) 현장 완전 종결 작전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Posted by Poet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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