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
북한과 미국의 대결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이 택해야 할 길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역할을 잘 하셨죠.
민주통합당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사 파견을 제안하는 모양입니다. 특사 파견은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은 일이 될 것이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합니다. 그동안 특사 파견은 격화되는 분위기를 잠시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긴 했지만 매번 그 후가 문제였습니다.
카터가 들어가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올브라이트가 김정일 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카드섹션을 보면서 화해 무드가 무르익기도 했지만 미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부시가 모든 것을 뒤엎었죠. 남한에서는 이명박이 6.15 10.4 선언 뒤짚어 엎었고요.
북한은 이제 미국을 믿지 않습니다. 더 이상 대화는 없다고 선언한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기적이 일어난다면 모든 것이 평화로 귀결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폭풍우가 한차례 지나가야 밝은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하는 전망입니다.
남한만의 특사 파견이 과연 가능할까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라면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뼛속까지 친미 정권인 이명박이 망쳐놓은 길을 박근혜가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이 마당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만약 박근혜 정부가 특사를 파견한다면 그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겉으로는 특사지만 속으로는 항복입니다. 미국도 못 믿겠다는 확실한 의사 표현입니다.
왜냐? 미국이 바라는 것은 한국이 주도하여 일을 벌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관진이 선제타격 가능성을 말하는 것은 그러한 기조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사를 파견한다? 그러면 미국의 의도에 반하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미국의 의도에 반한다면 그것은 정말 살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경우에나 취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일을 벌였다가는 수습할 길이 없겠구나 하는 것을 알아차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금 박근혜 정부가 하는 짓들을 보면 동서남북을 가릴 줄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 폭격기 띄워 주고 항모 출동하고 X밴드 레이더 이동해 주니까 의기양양한 듯한데 그러다가 큰일 납니다.
상황이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택해야 할 외길은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 입니다.
'정세 분석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와 맞짱뜨는 북한을 잠재우는 유일한 길 (0) | 2013.04.11 |
---|---|
미국은 왜 북의 오판을 막아야 할까? (0) | 2013.04.07 |
앗, 주간조선도 종북? (1) | 2013.03.13 |
조선일보가 종북으로 돌아서나? (0) | 2013.03.09 |
짙어가는 전운 속에서 (3) | 2013.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