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남한과의 대화에 대한 미련을 접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면 어떻게든 대화의 물길을 다시 텃을 것입니다. 이번 기회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저 늘상 그랬듯이 남북한 당국이 티격태격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요 언론에서 그렇게 말하니까요.

 

어쩌면 이번이 북과 대화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이 미국에 고위급회담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굳어집니다. 남한과의 대화를 접은 북한은 다음 수순으로 미국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북한과 미국은 반세기를 넘긴 대결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북한은 이를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명분을 쌓아 왔죠. 북의 주장은 한결 같습니다. 대화냐, 전쟁이냐? 북은 어떤 결정이든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어 왔고 그 마무리 작업이 핵무기 소유와 광명성의 우주 궤도 진입입니다. 미국은 이것이 두려운 것이죠. 백악관 머리 위에서 핵탄이 터지는 것!

 

대화냐, 전쟁이냐? 북한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일찍이 공언해 왔습니다. 그런 북한이 미국에게 노골적으로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고위급회담을 요구하면서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모든 사태 발전은 미국의 책임적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최후통첩인 셈이죠.

 

[관련 기사 = 조선 국방위원회의 중대 담화]

 

미국이 이에 대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도 급격히 달라지게 됩니다. 고위급회담을 회피하면 전쟁의 위험이 높아질 것이고, 회담이 성사되면 평화협정 문제가 급물살을 탈 것입니다.

 

누구도 원치 않는 전쟁, 그러나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시아 패권을 놓기 싫어하는 세력과 군수품 팔아 부자되고 기업을 유지하는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이죠.

 

그러나 대다수 세계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원할 것입니다. 북한과 미국이 가장 친밀했던 때는 클린턴 정부 말기죠. 미국의 국무장관 올브라이트가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조선인민군의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을 방문하여 양국의 우호적인 미래를 함께 다지고자 했습니다. 부시가 등장하면서 물거품이 됐지요.

 

북한과 미국 사이에 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 다음 단계는 북미 정상회담입니다. 평화협정과 군축 문제 또한 다루게 될 것입니다. 북한과의 대화에 성공하지 못한 남한 정부는 이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될 것입니다.

 

어쨌든 북한과 미국의 대화는 성사돼야 합니다. 평화협정정상회담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사라지고 세계평화가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일의 특사로 파견된 조명록 차수와 클린턴 미 대통령> 

 

 

 

<북미 정상회담 예비 작업을 위해 방북한 미 국무장관 올브라이트와 김정일.

집단체조 관람 도중 카드섹션에서 미사일 발사 장면이 나오자 김정일은

"저것이 공화국에서 쏘아올리는 마지막 미사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부시의 등장으로 북미 평화를 위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Posted by Poet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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