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발사를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여 유엔에서 북을 제재하면서 본격화된 북의 강경 대응에 미국은 이제껏 세 가지 방식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 무력시위: 핵잠수함과 핵폭격기 및 첨단 군사 장비를 동원했지만 북은 더욱 강경한 입장으로 맞받았습니다.

- 대화로 선회: 이에 대하여 북은 총결산을 운운하며 미국을 계속 압박하고 있습니다.
- 중국의 중재: 이 방법이 과연 먹힐까요? 역시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공화당의 매케인 상원의원의 경우 중국이 북의 위협 행동을 중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존 헌츠먼 전 주중 미국대사는 북한이 중국의 권고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헌츠먼이 잘 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이 북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이는 착시 현상입니다. 중국이 크고 북이 작은 나라니 당연히 중국의 영향이 크겠거니 생각하는 것이죠. 실상은 다릅니다.


일례로 중국이 2012년 11월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ㆍ국회격) 부위원장을 북한에 파견해 핵실험을 하지말라고 설득했으나 북한은 이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강행했죠.


북의 결심은 그 누구도 막지 못합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이 북한의 강경 발언을 경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는데 그의 판단이 옳습니다. 미국이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카드를 다 쓴다 해도 북을 꺾을 수 없죠.


북이 왜 그렇게 강경하게 나올까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미대결전에서 최후 승리를 거두는 것이 북의 목표입니다.


북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TV에 나와서 만날 하는 소리가 '북한 내부 결속용'이라느니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술책'이라느니 '김정은의 입지가 확고하지 못해서 저러는 것'이라느니 하고 있는데 그런 소리 들을 때마다 갑갑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보아야 해결점도 보이는데 모든 문제는 북으로 돌리고 그저 미사일 발사 조짐이 있느니 없느니, 언제 발사하느니, 태양절을 조용히 지나갔느니 이런 것만 화제의 중심에 오릅니다.


문제의 핵심을 보려면 용어부터 똑바로 봐야 합니다. 흔히 '북핵위기'라고 하는데 이 말은 모든 원인이 북에 있는 것처럼 은연중에 호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세계가 가만히 있는데 북이 혼자서 날뛰고 있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그렇게 보니 분석도 엉망이고 대안도 안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면 본질이 뭐냐? 북미 대결입니다. 미국과 결산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이 표현을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핵위기'라는 말로 슬쩍 포장해서 세계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죠.


그러나 대결이 계속되면서 서서히 그 실상이 드러납니다. 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정세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미국은 중국의 힘이라도 빌어 볼 생각이지만 그게 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미국이 북과 마주 서야 할 것입니다. 북과 평화협정을 맺든지 아니면 급소 타격을 받고 무너지든지 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이 와중에 우리 정부처신을 바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대신하여 전면에 나서면 위험합니다. 도발이니 핵포기니 하면서 자극하거나 삐라 날리거나 북의 지도자들 화형식 하거나 하는 행동은 미국을 향한 미사일을 우리 땅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위기의 4월에 김대중 노무현 같은 지도자가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그들이 우리나라의 참된 대통령이었기 때문입니다. 6.15와 10.4 선언은 우리 민족이 함께 살 최선의 길입니다.

Posted by PoetTow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