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직접 맞붙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의 '북 완전파괴' 발언에 대하여 사상 최초로 북의 지도자가 자기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기이하고 생소한 일입니다.


외무성 성명도 아니고, 국방위원회 성명도 아니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도 아닙니다. 성명서 맨 끝에 '김정은'이라는 이름 석 자를 또렷하게 박아넣은 성명서입니다. 


이쯤 되면 아무리 둔한 사람도 장난이 아님을 알 것입니다. 주요 언론에서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듯 한가한 보도만 일삼고 있습니다.


북과 미국의 대결이 이제 결말로 치닫고 있습니다. 성명서의 주요 내용만 발췌해 보아도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성명서 내용이 어디 한 군데 뺄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하게 구성돼 있지만 그 중에서도 주요 부분을 음미해 보겠습니다. 


—- 이하 성명서 발췌와 해설 —-


[미국집권자는 정세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파괴≫라는 력대 그 어느 미국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


혹시나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을까 하고 미국에 대해 걸었던 마지막 기대가 무너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북의 입장에서 생각한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선 듯합니다.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다.]


실제적인 대책은 아무 것도 없으며 오로지 말로만 떠드는 트럼프에 대한 조롱이죠. 오바마는 전략적 인내라고 하여 포장이라도 했는데 트럼프는 스스로 빡친 모양을 말로 내뱉습니다. 그러나 북에서 볼 때 이는 아무런 대응도 못 하는 겁 먹은 개가 짖어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죠.


[우리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위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 주권국가를 완전히 괴멸시키겠다는 반인륜적인 의지를 유엔무대에서 공공연히 떠벌이는 미국대통령의 정신병적인 광태는 정상사람마저 사리분별과 침착성을 잃게 한다.]


트럼프의 비이성적 태도를 들추어냄으로써 북이 반발하는 이유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북이 미국에 일정 부분 응징을 가해도 왜 그러는지 세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밝히는 것입니다. 명분을 쌓는 것이죠.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으로 올라앉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위협공갈하며 세상을 여느 때 없이 소란하게 만들고 있는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


과거 미국이 북에 대해 불량국가니 폭정의 전초기지니 했는데 이제는 거꾸로 북이 미국, 정확히 말해서 트럼프를 깡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문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이 성명의 대상은 미국 전체가 아니라 미국집권자 트럼프입니다. 


이 역시 과거 미국이 북에게 들이대던 방식을 거꾸로 들이미는 것입니다. 북의 집권자로부터 인민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었죠. 이제는 거꾸로 된 것입니다. 미치광이 트럼프가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숨김없는 의사표명으로 미국의 선택 안에 대하여 설명해준 미국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 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주었다.]


북의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생각을 문서로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역시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어' 이렇게 생각을 굳혔다는 것이죠. 아울러 끝까지 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밝힙니다.


[력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최고의 초강경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다.]


대응조치를 고려하겠다는 것이고요, 그것은 사상최고의 초강경대응일 것임을 예고합니다. 이제껏 봐 왔듯이 북은 빈말을 하지 않습니다. 성명서에서도 이를 명확히 밝힙니다. [이것은 트럼프가 즐기는 수사학적 표현이 아니다.] 말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죠. 막후에서 극적인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북은 어떠한 조치든 단행할 것입니다.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심고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원색적인 표현을 해야겠습니다. 현 사태의 엄중함을 실감나에 하려는 것이므로 조금 불편하신 분께는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위 문구를 구어적 표현으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도대체 이 새끼가 뭔 생각으로 저따위 말을 내뱉은 거지?'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미국의 늙다리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


무슨 생각으로 발언했든 간에 상상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합니다. 향후 추이를 잘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23일에는 유엔총회에서 북의 리용호 외무상이 기조연설을 하게 돼 있는데요, 이는 당초 일정에서 하루 연기된 것입니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맞대응과 맞물려 아마도 발언 수위를 조정하기 위해 연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좌우간 북-미 대결은 막지막 고개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태는 전쟁과 평화 사이를 오가며 정리될 듯합니다.


—-

* 성명서 전문은 아래 링크를 따라가 보세요.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709223433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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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한반도에서 손을 떼고 대만을 택할 것인가


"미국은 남한을 포기하고 대만을 아시아 정책의 새로운 파트너로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금년 1월에 인천에서 열린 신년 정세강연에서 내가 했던 말이다. 그 때는 그냥 감으로 얘기했을 뿐인데 오늘 신문을 보니 그것이 현실화되는가 싶기도 하다.

북-미 대결을 중심에 두고 보니 국제정세가 훤히 보인다. 북의 압박에 미국은 결국 손을 들고 한반도에서 떠날 것이다. 그리고 대만과 관계를 긴밀히 하면서 아시아 패권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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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왜 한 입으로 두 말 하는가]


문재인이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것은 나도 안다. 한쪽으로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북한이 핵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말을 동시에 한다.


엄밀히 말해서 후자는 실현 불가능하다. 그간의 역사가 보여 주듯 제재와 압박은 무용지물이다. 더구나 아이씨BM까지 등장한 마당에 무슨 수로 제재하고 압박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제재니 압박이니 하는 말을 입에 올릴 수밖에 없다. 왜? 그놈의 정치지형 때문이다. 미국이 배후조종하고 분단세력이 꼭두각시 놀음 하면서 켜켜이 쌓인 적폐가 여전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적폐세력은 '안보무능'이라는 칼을 갈면서 호시탐탐 문재인을 겨누고 있다. 평화협정만 강조한다면 적폐세력은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북한이 아이씨 그 뭐시기 쏘는 마당에 무슨 평화냐고 물고 뜯고 할 것이다. 물론 정면돌파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가려면 사회가 시끄러워진다.


내가 보기에 문재인은 노련하게 가고 있다. 북의 ICBM 시험에 대항한다며 전례 없이 신속하게 미사일 발사 훈련도 직접 지시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미사일은 적폐세력을 초토화시키는 무기로 작용했다. 적폐세력은 '안보무능'이라는 칼을 들이대려다가 뻘쭘해지지 않았는가.


발언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지향성을 봐야 한다. 촛불이 만들어 준 정권임을 잊지 않는 한 문재인은 엇나가지 않을 것이다. 엇나가지 않는 한 민중은 문재인정부가 평화를 향해 우리민족끼리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추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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